[강남구] 반룡산: 함흥 집밥의 정석, 함흥냉면/가릿국밥
"여러 '함흥'을 맛보았지만, 가본 적 없는 바로 여기가 함흥인 듯하다."
★: 4.0
분명히 함흥냉면 때문에 간 음식점이다. 냉면 마니아인 내가 코엑스에서 일을 보고 지나갈 수 없는 방앗간이다. 함흥냉면의 특징이라면, 회냉면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평양냉면과 달리 함흥냉면은 바닷가와 인접해 있어 고기 베이스 냉면보다 가자미나 홍어 등 생선류를 활용하는 회냉면이 더 유명하다. 또 다른 특징은 평양냉면은 메밀가루로 만들어서 잘 끊어지지만, 함흥냉면은 감자녹말로 만들기에 더 튼튼한 면발을 가지고 있다.
반룡각은 포스코 본사 옆에 길로 쭉 따라 들어가면 있다. 뭔가 식당가 위주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도착했을 때 롯데캐슬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가게였다. (사실, 롯데 캐슬 거주자가 부러웠다. 이런 맛집이 집 앞이라니) 수요 미식회 등 여러 방송에 나온 가게라는 걸 알 수 있다. 가게에서 가장 유명한 두 메뉴, 가릿국 밥과 회냉면을 주문하였다.
회냉면은 기대했던 맛보다는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다만 가릿국 밥을 처음 먹어봤지만, 국물을 마시자마자 어디서 먹어본 듯한 맛이었다. 한 모금 두 모금 먹을수록 서울 최고 갈비탕으로 인정하는 남포면옥의 갈비탕 국물 맛과 매우 유사했다. 이런 국밥 맛이라면 일주일에 3번 이상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이다. 반찬 중에는 마늘종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렇게 반찬을 따로 언급할 정도로 반찬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지만, 이 가게의 마늘종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담백한 맛이다.
만약 두 명이 간다면 이렇게 두 개를 시켜서 나눠먹을 걸 추천하겠다. 많이 먹을 수 있다면 여기에 녹두전을 주문해보면 좋을 것이다. 주변 테이블은 모두 녹두전을 주문하여 먹는 걸 보니 매우 맛있어 보였다. 다만 우리는 배가 너무 차서 못 먹을 듯하여 이 두 그릇을 먹고 그만 수저와 젓가락을 놓았다.